어느 부모님이 자식에게 보낸 편지

백송 21-01-05 17:28 1,342 3
어느 부모님이 자식에게 보낸 편지

내 사랑하는 아들, 딸들아 언젠가 우리가 늙어 약하고 지저분해지거든 인내를 가지고 우리를 이해해 다오.

늙어서 우리가 음식을 흘리면서 먹거나 옷을 더럽히고 옷도 잘 입지 못하게 되면, 네가 어렸을 적 우리가 먹이고 입혔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미안하지만 우리의 모습을 조금만 참고 받아다오...

늙어서 우리가 말을 할 때,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더라도 말하는 중간에 못하게 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면 좋겠다. 네가 어렸을 때 좋아하고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를, 네가 잠이 들 때까지 셀 수 없이 되풀이하면서 들려주곤 했잖아...

훗날에 혹시 우리가 목욕하는 것을 싫어하면 우리를 너무 부끄럽게 하거나 나무라지는 말아 다오. 수없이 핑계를 대면서 목욕을 하지 않으려고 도망치던 모습을 기억한다면...

우리가 무식하거든, 전 세계에 연결되어 있는 웹사이트를 통하여 그 방법을 우리에게 잘 가르쳐다오. 우리도 네게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는지 기억한다면...

상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법, 옷을 어울리게 잘 입는 법, 너의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, 혹시 우리가 새로 나온 기술을 모르고 점점 기억력이 약해진 우리가 무언가를 자주 잊어버리거나 말이 막혀 대화가 잘 안될 때면, 기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좀 내어주지 않겠니?

그래도 혹시 우리가 기억을 못 해내더라도 너무 염려하지는 말아다오. 왜냐하면 그때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너와의 대화가 아니라 우리가 너와 함께 있다는 것이고, 우리의 말을 들어주는 네가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란다.

또 우리가 먹기 싫어하거든 우리에게 억지로 먹이려고 하지 말아 다오. 언제 먹어야 하는지 혹은 먹지 말아야 하는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단다.

다리가 힘이 없고 쇠약하여 우리가 잘 걷지 못하게 되거든, 지팡이를 짚지 않고도 걷는 것이 위험하지 않게 도와줄 수 있겠니? 네가 뒤뚱거리며 처음 걸음마를 배울 때, 우리가 네게 한 것처럼 네 손을 우리에게 빌려다오. 그리고 언젠가 나중에 우리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더라도 우리에게 화내지 말아 다오. 너도 언젠가는 우리를 이해하게 될 테니 말이다.

노인이 된 우리의 나이는 그냥 단순히 살아온 것을 이야기하는 것만이 아니라, 우리가 어떻게 생존해 있는가를 말하고 있음을 이해해 다오.

비록 우리가 너를 키우면서 많은 실수를 했어도, 우리는 부모로서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과 부모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너에게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, 언젠가는 너도 깨닫게 될 것이란다. 사랑한다...

내 사랑하는 아들, 딸들아~! 네가 어디에 있든지, 무엇을 하든지, 너를 사랑하고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단다.
댓글목록
  • 불효자 () 답변

    좋은글이네요.....
    읽다보니 마음이 울컥합니다ㅠㅠ
    제가 그동안 얼마나 불효했는지 깨닫게되네요.....

  • 댓글의 댓글 백송 () 답변 삭제

    저도 불효자입니다.....ㅠㅠ

  • 불효녀 () 답변 삭제

    저는 위글을 읽으면서 한참을 울엇네요...
    올봄에 엄마가 돌아가셧는데, 전 엄마한테 해드린게 하나도 없어서요...ㅜㅜ
   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신 분들은 정말 정성과 진심을 다해서 잘해드리세요...
    돌아가시고나면 저처럼 반드시 후회한답니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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